아프간 카르자이 대통령 암살모면

  • 입력 2002년 9월 6일 01시 13분


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암살미수사건과 카르자이 정권 수립 이후 최대의 폭탄 테러가 동시에 발생, 아프간의 정정(政情)이 극도로 불안해지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카르자이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이날 오후 칸다하르의 주지사 관저를 출발하는 순간 관저 정문을 지키던 초병이 총기를 발사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을 경호하던 미국 특수부대원들이 응사,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굴 아그하 세르자이 칸다하르 주지사가 부상을 입고 범인으로 보이는 3명이 숨졌으나 카르자이 대통령은 무사했다.카르자이 대통령은 막내동생의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하기 위해 수도 카불을 비우고 칸다하르에 머무르고 있었다. 주지사의 경호책임자인 두르 모하메드는 “미국인들은 총을 쏘는 3명을 모두 사살했다”고 말했다.

암살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인 5일 오후 3시 카불 중심가에 있는 문화공보부 청사 인근에서 대형 폭탄이 터져 22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문화공보부 청사 인근에 세워져 있던 택시에서 소형 폭탄이 터져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모인 사이에 두 번째 강력한 폭탄이 터졌다”고 전했다. 이날 이슬람 안식일을 하루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번화가인 사고 지역에 쇼핑을 나와 희생이 컸다. 사건 직후 아프간 경찰은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는 한편 현장에 있던 시민 1000여명을 대피시켰다.아프간 당국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알 카에다나 탈레반을 지목하고 있지만 이번주 초 굴부딘 헤크마티아르 전 총리가 아프간에서 미군과 평화유지군 등을 몰아내기 위한 지하드(성전)를 촉구한 점을 들어 그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헤크마티아르 전 총리는 92년 공산정권의 몰락 이후 과도정권의 총리를 지냈으며 96년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자 이란으로 도망쳤다. 탈레반 정권 이후 이란에서 추방된 헤크마티아르 전 총리는 아프간 동부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카불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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