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이라크 무기사찰거부 油價 급등

  • 입력 2002년 8월 13일 18시 52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 요구를 정면 거부해 중동지역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의 거부〓모하메드 사에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12일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 볼 때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와서 할 일은 전혀 없다”며 유엔 무기사찰단 재입국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또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이라크를 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유엔 무기사찰단의 임무는 끝났다”고 못박았다.

이는 이라크 관리들이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일 의향이 없다고 밝힌 발언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독일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잇따라 이라크 공격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91년 걸프전 종전 협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무기사찰은 98년 이라크가 대통령궁의 접근을 거부하면서 중단됐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사찰중단 이후 생화학무기 및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 강경 입장과 아랍권의 반응〓이에 대해 미 국무부의 필립 리커 대변인은 이라크가 사찰 재개를 허용하겠다고 시사한 뒤 수주 만에 이를 전면 부인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서 “문제는 사찰이 아니라, 군비축소”라고 말해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이라크 공격계획과 관련해 미군은 지난주 유럽지역에서 걸프지역으로 가는 대형 선박과 용선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월 말 미국을 떠나 홍해의 두 항구에 대형 짐을 부릴 한 선박과 용선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MSNBC방송이 13일 보도했다. 방송은 용선브로커의 말을 인용해 이들 배에는 탱크와 헬기, 탄약 등 전쟁물자들이 실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랍 16개국 의원들의 모임인 아랍의회연맹(APU)은 미국의 군사공격 위협에 직면한 이라크와의 연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음달 1일 바그다드에서 특별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관영 이라크통신(INA)이 보도했다.

▽국제유가〓12일 이라크의 무기사찰 거부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지난 주말에 비해 배럴당 1달러(3.7%)나 급등한 27.86달러를 기록, 지난달 1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시장의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70센트(2.8%) 오른 26.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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