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6 한중 평화통일 포럼’에서 한중 학자들이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4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6 한중 평화통일포럼‘에서 한국과 중국의 학자들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남북중 협력으로 북한과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한다거나 동북아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조정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남북 간의 신뢰 부족을 더 이상 방치할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다. 이 교수는 “다음달 초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의제가 될 수 있도록 한국이 먼저 미중에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남북중 협력으로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고속철 연결 사업(베이징-평양-서울-부산, 단 평양은 무정차)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관광 활성화 △남북중 의료협력(의사 파견, 의약품·진단기구 공급)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원산-갈마 지구의 호텔 객실이 1만 개인데 이를 유지하려면 현실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한국 재외 동포의 관광이 순차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도로나 통신 인프라 등 추가 협력 요인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관광 협력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이 북한의 광물과 희토류를 구매하고, 그 대금을 국제 기구의 관리 아래 북한이 보건과 민생 물자를 구입하는 방식의 인도적 지원도 가능하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반면 김동길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을 현 시점에 맞게 조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북한 경제가 적지 않게 성장했고, 9차 당대회 이후로도 최대 관심사는 경제 개발이다. 한반도 평화 공존은 북한도 바라는 바다”고 전제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해 중국과 북한의 협력을 이끌어내려면 냉전 시대의 한미 동맹을 일정 부분 조정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셴둥 정법대 겸임교수 역시 동북아에 새로운 질서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트럼프식 먼로주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유사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군사대국화 움직임,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추진 등이 더해져 동북아는 전례 없이 치열한 군비 경쟁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중일 FTA 등 역내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동북아의 핵 확산과 군비 경쟁을 관리할 다자간 협의 매커니즘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열린 ‘2026 한중 평화통일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박기락 민주평통 베이징협의회장.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와 한국국제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노재헌 주중한국대사, 서만교 민주평통 중국부의장, 정한범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방용승 민주평통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을 주관한 박기락 민주평통 베이징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완성될 수 없다”면서 “올해 초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 바탕으로 남북중 삼각협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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