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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6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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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가 26일 전한 아르헨티나의 에비타 추모열기에 따르면 현지 언론들은 사생아 출신의 삼류 배우에서 퍼스트 레이디까지 오른 드라마틱한 그의 생애와 여전한 그의 영향력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들을 마련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경제위기와 맞물려 에비타에 대한 평가는 두갈래의 상반된 모습으로 갈려왔다. 소외된 자들의 편에 선 구원의 천사, 아르헨티나의 현 경제 위기를 불러온 장본인.
국민의 절반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지금 상당수 대중들은 국고를 헐어 빈민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노동자들과 만나며 밑바닥 계층의 고충을 감싸안았던 에비타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
아르헨티나 정가에서 '에비타'는 넘볼 수 없는 모범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스 유니버스 출신 세실리아 볼로코가 에비타의 머리 모양과 의상을 흉내냈다가 분노한 국민에게 공개 사과를 했을 정도다. 1월 취임한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의 부인 일다 두알데도 '제2의 에비타'를 자처하며 정치활동에 나섰지만 경제난에 지친 국민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받았다.
에비타에 대한 반감도 여전히 만만찮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투자는 제쳐두고 외채를 끌어들이면서까지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준 에비타의 포퓰리즘이 오늘날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그중 하나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