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흥망史 강의 들어볼까”…캘리포니아大 정식과목으로

  • 입력 2002년 7월 10일 18시 45분


미국 월가를 강타하고 있는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의 진원지 격인 엔론이 대학의 정식 강좌로 개설됐다.

엔론 강좌를 개설한 학교는 캘리포니아대(UC) 어바인 캠퍼스 경영대학. 이번 가을학기부터 6주간의 코스로 진행되는 이 과목은 회계사, 에너지 전문가, 변호사, 연방검사, 기업윤리 교수 등을 특강자로 초빙해 엔론사의 부침(浮沈)을 전문적으로 공부한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초빙될 전문가들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엔론 부사장 셰론 왓킨스. 엔론 사건 내부고발자로 유명한 그는 강의를 통해 회계부정 사실을 발견하게 된 과정과 내부고발자가 된 후에도 어떻게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는 지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엔론 사태가 터진 후 대학의 경제, 경영, 금융 관련 학과들은 엔론을 학과 내용에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강의 전체를 엔론에 할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엔론의 복잡한 재무구조와 거래수법 등을 다루는 이 과목은 경영대학원(MBA)이나 최고경영자 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만 수강 자격이 주어진다.

이 강좌를 개설한 리처드 매킨지 경영학 교수는 “55명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했으며 수강 대기자만도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각종 엔론 관련 보고서를 이해하려면 별도의 박사학위가 필요할 정도로 난해하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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