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교 운영 기업참여 허용 검토

  • 입력 2002년 7월 3일 17시 53분


일본이 학교경영을 기업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의 종합규제개혁회의는 이달 중에 마련할 중간보고서에 교육분야에도 주식회사의 참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넣기로 했다고 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제안이 12월 최종보고서에 들어가면 각의를 거쳐 확정되고 주무 부처와 관련 기관들은 실행에 옮기거나 실시를 전제로 검토를 해야 한다. 이 제안이 실현될 경우 교육계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 학교법인만이 교육기관을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영리성보다는 공익성을,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을 앞세운 결과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교육계는 사립학교 선호 추세와 함께 공립학교 이탈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립학교의 상급학교 진학률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공립학교의 경쟁력이나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에 학교경영을 개방하려는 것은 자금조달방법을 다양화하고 교육서비스의 질과 경영효율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다. 따라서 주식회사가 교육기관을 경영할 경우 사립학교의 장점인 학생자질의 균질성과 교과편성의 자율성을 살리면서 사회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작용도 예상된다. 기업이 교육으로 이익을 내려고 할 경우 많은 돈을 받고 좋은 서비스만 제공하면 된다는 식의 ‘귀족교육기관’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국민 위화감이 예상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학교경영에 참여하려는 기업이 없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제도의 성공여부는 공교육의 개념과 자율성의 한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자금을 제공하는 기업의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달려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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