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유대계 압력에 무릎꿇다 ?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14분


미 유대인의 파워에 주요 언론사마저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진보성향의 시사주간지 네이션이 최신호(6월10일자)에서 보도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유대인의 압력은 집단적인 구독거부운동으로 발전해 ‘친 팔레스타인’으로 낙인 찍힌 언론사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이 주간지는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 최고의 정론지로 평가받고 있는 뉴욕타임스. 6일자 이 신문에는 전날 맨해튼 도심에서 동시에 벌어진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찬반 시위 사진이 실렸다. 그러자 신문 구독 중지는 물론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유대인의 ‘협박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사진에 친(親) 이스라엘 시위대의 모습이 배경으로 처리되고 반(反) 이스라엘 시위대가 눈에 띄게 부각됐다는 게 항의의 이유. 유대인은 그동안 유대계가 소유한 이 신문이 노골적으로 반 이스라엘 성향을 보인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끝내 압력에 굴복, 다음날인 7일자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뉴욕타임스 편집국은 유대인의 영향력에 무릎을 꿇었다는 자괴감으로 편집국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LA타임스도 지난달 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이 격화된 시점에서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하루에 1000명의 독자가 구독중지를 신청했다. 시카고트리뷴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마이애미헤럴드 미니애폴리스스타트리뷴 등도 유대인 독자들의 항의 e메일과 구독거부운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한 주요신문의 기자는 “신문사들이 유대계 로비 단체들을 두려워하고 압력에 취약해 유대인과 관련한 보도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인 단체들은 언론에 대해서는 집단적 항의운동을 조직하는 한편 정관계에 대해서는 로비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션은 “6만여명의 회원과 수백억달러의 로비자금을 동원한 미-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 등 미국 내 유대계 로비단체들이 미국의 외교정책은 물론 언론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개최된 AIPAC의 연례회의에는 민주당의 토머스 대슐리 상원 원내총무를 비롯, 상원의원 절반 이상이 참석, 마치 상원을 옮겨놓은 형국이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미국내 유대인 파워

인구

미국전체 인구의 2%(약 600만명)

미 의회

연방상원의원 100명 중 9명, 하원의원 435명 중 33명

미 행정부 유력 인사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대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

미국 내 최상위 부자

상위 400명 중 24%, 상위 40명 중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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