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요르단강 서안 사실상 장악

  • 입력 2002년 4월 3일 17시 56분


6일째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3일 요르단강 서안 북부의 팔레스타인 자치도시인 예닌과 나블루스 인근까지 진격, 군 작전 지역을 사실상 요르단강 서안의 모든 자치지역으로 확대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저항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기지에 수백발의 대전차 로켓포를 발사한 데 대한 보복으로 대포와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을 퍼부었다고 외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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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일 오전(한국시간 4일 오전) 이스라엘군의 철수요구 결의안을 논의키로 한 가운데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 EU, 유엔과 온건 아랍국, 러시아 및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참여하는 중동 국제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스라엘 군사압박 강화〓이스라엘군은 이날 탱크를 앞세우고 팔레스타인 자살 폭탄 테러범들의 본거지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예닌과 나블루스 인근 살핏마을 등에 깊숙이 진격했다.

팔레스타인 보안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 탱크 50여대가 이날 동트기 전 예닌 북쪽으로 진입, 팔레스타인 민병대원들과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탱크 20여대는 북부지역의 또 다른 자치도시인 나블루스에서 남서쪽으로 20㎞ 떨어진 살핏마을에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3일 여성과 13세 소년이 각각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부시 중동정책 미국 내 비판 고조〓미국의 전 현직 관리들과 국회의원들, 좌우파 일간지들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충돌을 막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대한 미국 내 비판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 사설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중동사태에 깊숙이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지금 같은 위기에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유일한 지도자는 부시 대통령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지프 리버맨 등 3명의 상원의원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부시 대통령에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현지에 파견해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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