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3월 14일 18시 1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웰치 전 회장은 13일 성명을 통해 부인과 협의이혼하기로 했다면서 “결혼과 이혼에 관한 모든 내막은 우리의 개인사이며 언론 매체도 우리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웰치 브랜드’에 타격〓두 번째 부인인 제인씨와의 13년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른 원인은 미국 유수의 경영전문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편집장이던 수지 웨트로퍼(42)와의 염문설 때문. 제인씨가 선임한 뉴욕의 이혼전문 변호사 윌리엄 자벨은 “제인씨는 법정까지는 가지 않고 협의 이혼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합의 후엔 서류 처리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20년간 GE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하면서 갖가지 경영이론을 선보이고 ‘신화’를 만들어냈던 웰치 전 회장의 ‘브랜드’에 상처가 나게 됐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번 스캔들로 명성에 금이 가 저술과 강연, 대기업의 고문 활동도 종전보다 위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상 최대 위자료 기록〓큰 부자인 웰치 전 회장으로부터 부인 제인씨가 받을 위자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웰치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 중 376위를 차지했으며 재산은 6억8000만달러(약 8840억원)로 평가됐다.
미 일간지 USA투데이는 그가 작년에만 1620만달러(약 210억원)를 벌었으며 GE 주식 8억9400만달러(약 1조1622억원) 어치와 함께 2억5000만달러(약 3250억원)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코네티컷 뉴욕 등 네 곳에 저택을 갖고 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재산이 1조원이 넘는다는 계산. 통상 위자료 비율인 40%만 계산해도 5000억원대의 여자 재벌이 탄생하는 셈이다.
▽인터뷰 계기로 가까워져〓이혼녀인 웨트로퍼씨는 웰치 전 회장이 GE에서 물러난 직후 인터뷰를 위해 여러 번 만나면서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잡지의 다른 편집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웨트로퍼씨는 “인터뷰 중 친해지는 바람에 객관성이 손상됐다”면서 자신의 기사를 빼달라고 요청했고 잡지측은 다른 사람이 다시 한 인터뷰기사를 2월호에 싣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잡지는 하버드대의 비영리단체가 발행하고 있다.
웨트로퍼씨는 8일 편집장에서 물러났지만 친구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푹 쉬고 다시 돌아와 취재와 편집을 책임지는 총괄편집자로 일하기로 하버드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잡지의 편집간부 2명은 웨트로퍼씨가 계속 일하기로 한데 대해 항의 퇴사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웰치 전 회장은 하버드대와 전화 협상을 하는 웨트로퍼씨에게 다른 전화로 조언을 해주고 변호사를 소개해 주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고 웨트로퍼씨의 대변인은 “두 사람은 친구이며 애정관계가 계속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