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테러전 기여 26개국 발표…日 “우린 왜 빠졌나” 허탈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17분


“일본의 공헌은 헛것이라는 말이냐.”

지난달 26일 배포된 미국 국방부의 테러 전쟁 기여국 명단(보고서 제목·테러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헌)에 일본이 빠져 일본 정부가 크게 열을 받았다. 영국 독일 한국 등 26개 지원국은 명단에 들어 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일본에 와서 직접 (감사의 뜻을) 언급했으니 된 것 아니냐”며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외무성 대변인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일본은 91년 걸프전쟁 때도 같은 일을 당했다. 당시 일본은 무려 130억달러를 전비(戰費)로 지원했지만 인적 지원은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제사회로부터 “돈으로 피를 샀다”는 비난을 받았다. 전쟁이 끝난 뒤 쿠웨이트 정부가 30여 지원국들에 감사를 표시하는 광고를 미국 신문에 냈을 때도 일본 이름은 빠졌다.

미 국방부는 “단순한 실수였다”며 명단에 일본을 추가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테러대책법’까지 만들어 자위대를 인도양에 보냈던 일본 정부는 “어떻게 이런 일이…”하며 허탈해 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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