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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13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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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수혈’에 앞장서고 있는 이는 지난해 중반 하버드대 총장으로 취임한 로런스 서머스. 서머스 총장은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 스탠퍼드대에서 하버드대로 이적하려던 54세 교수 2명의 영입을 좌절시켰다. 과거에 훌륭한 업적을 남긴 나이든 학자보다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학자를 종신직 교수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하버드대 인문과학대 제르미 나울스 학장의 말을 인용해 “서머스 총장은 ‘사화산’보다 ‘활화산’을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 자신 28세 때 하버드대 교수에 임용됐던 서머스 총장의 이 같은 조치는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학자들을 교수로 채용해 온 하버드대의 오랜 전통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의 종신직 교수의 평균 연령은 55세이며 40세 이하인 교수는 10%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노장 학자들에게 눌려 대학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젊은 학자들은 미 대학계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하버드대의 이러한 변화를 크게 반기고 있다. 미국 4년제 대학 교수의 평균 연령은 1993년 47.6세에서 1999년에 49.2세로 높아져 젊은 학자들의 대학 진입 여지는 그만큼 줄어들어 왔다.
하버드대 사회과학대 마이클 샌델 교수는 “서머스 총장의 조치는 젊은 학자들의 수학 통계적 연구(계량적 연구)가 나이든 교수들의 전통적인 역사적 철학적 연구방법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비교문학과 잰 지올코스키 교수도 “젊었을 때 수 년간 반짝하다가 시들해지는 학자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