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신문들 “아르헨 페소절하 충격…빈민층 50% 넘어설것”

  • 입력 2002년 1월 8일 17시 58분


페소화 평가절하 조치로 아르헨티나의 빈민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 ‘파히나 12’는 국내 투자자문업체인 에키스가 아르헨티나 통계청과 세계은행(IBRD)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평가절하와 빈민층 증가에 관한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페소화 평가절하로 생계비 지출이 늘면서 빈민층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빈민화 단계
시기특징
제1차1988∼1990년아우트랄화 수차례 평가절하·연 5000% 인플레율
제2차1994∼1996년민영화로 인한 대규모 정리해고· 실업률 20% 육박
제3차1996∼1998년아시아위기·브라질 평가절하로 인한 긴축정책·봉급 20% 삭감
제4차1998∼2001년봉급15% 삭감·예금인출 제한조치·디폴트 선언
제5차2002년∼현재페소화 평가절하·생필품 가격 20% 상승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말 시작된 아르헨티나의 빈민화 현상은 7일부터 시행된 페소화 평가절하를 계기로 제5차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1988∼2001년 네 단계를 거치면서 계속 늘어난 아르헨티나의 빈민층은 현재 전체 인구 (3300만명)의 44.2%인 1450만명 정도.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가 평가절하율을 달러당 1.4페소로 통제하고 물가인상을 억제하는 데 성공한다면 생계비 지출은 10%가량 증가하면서 빈민층은 49.1%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경우 아르헨티나의 빈민 수는 170만명이 추가돼 162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의 우려대로 아르헨티나 정부가 인플레를 잡는 데 실패한다면 빈민층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초인플레 현상이 나타날 경우 생계비 지출은 20% 이상 증가하게 되며 빈민층은 전 인구의 절반 이상인 54.1%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300만명의 추가 빈곤층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게 되면 빈민 수는 1800만명에 육박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태환정책의 붕괴로 빈민층 확산이 불가피하며 이는 결국 가족이라는 공동체 붕괴현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태환정책 폐지로 80년대 말과 같은 초인플레 시대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강력한 물가억제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은 7일 상공인대표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페소화 평가조치 등비상경제대책의 성패는 물가인상 여부에 달려있다”며 상품가격을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줄것을 당부했다.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프 신임 경제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상경제대책의 성패는 국민의 협조와 소비자의 주권의식에 달려있다”면서 “상점주인들이 일방적으로 물건값을 올리면 싸워서라도 소비자의 권리를 쟁취하라”고 주문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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