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알데 대통령이후]포퓰리즘이 아르헨위기 구해낼까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36분


역사의 아이러니다.

99년 10월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보자. 당시 집권 페론당의 후보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에두아르도 두알데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는 페론당 후보 사상 최저의 득표율인 38%를 얻어 상대적으로 약세로 분류되던 라디칼당의 페르난도 델라루아 후보에게 무릎을 끓었다.

30세에 시의원으로 출발, 부통령에다 아르헨 최대의 주인 부에노스아이레스주지사에 이르기까지 선거마다 승승장구하던 정치엘리트 두알데 주지사에게는 최초의, 최대의 패배였다.

26개월 뒤인 2002년 1월1일. 델라루아 전 대통령이 시민폭동에 쫓겨 내놓은 대통령직을 그가 대선도 치르지 않고 물려받아 필생의 꿈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그는 델라루아 전 대통령의 라디칼당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었다. 라디칼당은 그에게 델라루아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2003년12월 말까지 대통령직을 보장했다. 그는 라디칼당의 도움을 얻어 임기를 제한하려는 페론당내의 반발을 누르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262대 21의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됐다.

이로 미루어 그는 임기 3개월짜리였던 직전 대통령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고 힘이실린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경제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정치적 구심은 일단 확보됐다. 문제는 에비타 페론이후 페론당을 지배해왔던, 부자에게서 빈자로 부를 이전시켜야 한다는 포퓰리즘이 과연 경제 위기를 구원할 수 있느냐는 점. 골수 페로니스트인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 시절 주의 재정을 적자로 빠뜨린 ‘전비’가 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그는 “단순한 부의 재분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겠다”고 언명했다. 위기극복에 집중하기 위해 차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어깨에 아르헨이 달려 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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