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11개社 제휴… “차세대 반도체 공동생산”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49분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NEC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등 11개사는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 등 차세대 반도체 생산회사를 공동 설립키로 하고 내년 초부터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지금까지 반도체 기술개발 분야에서 서로 협력해왔으나 생산설비까지 공유키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의 단독투자로는 더 이상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올해 반도체 경기 침체로 히타치가 2300억엔, 도시바가 2000억엔, NEC가 15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해 독자적인 투자 여력이 없다는 점도 상호제휴 요인이 됐다.

반면 미국 인텔은 올해 사상 최대인 75억달러(약 9700억엔)의 설비 투자를 했으며, 한국 삼성전자도 내년 2500억엔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위기감을 가중시켰다.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2000억엔을 투자하는 차세대형 반도체 공장을 빠른 시일 내에 설립키로 하고 내년 봄까지 출자기업수와 출자비율, 투자금액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현재 반도체 업계 전체가 하나의 생산회사를 설립하는 안과 출자기업을 5, 6개사씩 두 개 그룹으로 나눠 일본 동부와 서부에 각각 생산 거점을 두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공장 건설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히타치의 이바라키(茨城)공장이나 미쓰비시의 고치(高知)공장 등 기존 설비를 이용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공동생산 회사는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추고 출자업체의 주문에 따라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방식. 생산품목이나 수량 등은 각 사가 독자적으로 발주하는데 주로 디지털TV나 통신기기에 필요한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LSD가 주력상품이 될 전망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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