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일열풍 디플레 부른다"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39분


경기둔화를 겪는 미국에서 실시되는 각종 바겐세일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25일 지적했다.

타임스는“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바겐세일이 소비자들에겐 좋은 일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디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계속돼 10년 만의 경기침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디플레이션은 광범위한 초과공급에 따라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으로 초과수요에 따라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의 반대개념. 디플레이션이 계속되면 기업은 이윤감소에 따른 감원, 임금인하 등을 모색하고 신규투자를 미루게 된다. 또 소비자들은 해고 우려 및 물가의 추가하락 등에 대한 기대로 소비를 억제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미국에선 각종 세일 등에 따른 물가 하락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항공업계와 호텔업계는 큰 폭의 할인을 실시 중이고 자동차업계는 무이자 할부판매에 나섰다. 유가는 6월에 비해 25%나 하락했다. 현재 갤런당 평균 1달러20센트인 유가는 85년 수준. 컴퓨터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30%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6개월 동안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실제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적극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새해 물가안정과 수요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과 같은 디플레이션이 미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타임스는 “최근 물가하락의 정도와 이를 초래한 초과공급 등을 고려할 때 미국 경기가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내지는 않을 것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이런 우려 속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연쇄할인매장 월마트는 추수감사절 연휴 중인 23일 12억5000만달러의 매출기록을 세웠다. 이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쇼핑 경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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