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두즈 탈레반 전원 투항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36분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에 고립된 채 1주일간 저항을 벌였던 탈레반 병사들이 22일 오후 투항해 쿤두즈를 떠나기 시작했다. 쿤두즈의 탈레반 전 병력은 25일까지 완전히 쿤두즈를 비워주기로 합의했다고 압둘 라시드 도스툼 북부동맹 사령관이 22일 밝혔다.

쿤두즈에는 파키스탄 등 외국에서 온 이슬람교도 지원병을 포함해 3000∼6000명의 병사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스툼 사령관은 이날 마자르이샤리프에서 탈레반군과 협상을 마친 뒤 “탈레반 병사는 무기를 버리면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외국인 병사들이 끝까지 저항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들을 포함해 전원이 항복하기로 탈레반 협상단이 확실히 약속했다”고 밝혔다.

주요한 항복 조건의 하나였던 외국인 병사들의 처리와 관련해 북부동맹측은 이들을 이슬람 율법에 따라 재판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북부동맹 쿤두즈주 주지사 대변인은 아프간 이슬람 통신(AIP)과의 회견에서 “양측의 합의내용과 관계없이 우리는 23일까지 항복하지 않으면 쿤두즈로 진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과 북부동맹군은 탈레반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쿤두즈 탈레반군을 공격했으며 일부 북부동맹군은 쿤두즈 서쪽 20㎞까지 진격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이날도 쿤두즈 및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간 남부 지역의 동굴들에 폭탄을 계속 퍼부었으며 수백명의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미 해군 함정들도 빈 라덴의 탈출로를 봉쇄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떠나는 상선들을 일일이 세워 조사하는 등 대대적인 검문검색 활동에 나섰다.

빈 라덴은 미군에게 체포될 위험에 빠지면 자신을 사살하라고 측근들에게 명령했다고 사우디의 일간지 알 와탄이 보도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빈 라덴이 생포되기보다는 사살되는 게 낫다고 본다”고 TV 프로그램을 통해 말했다.

미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가 동참하는 ‘아프가니스탄 재건 100일 프로젝트’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재건 계획에는 앞으로 10년간 약 10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아프간에서 취재 중이던 외국기자 3명이 또 살해됐다고 이란 관영 라디오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이들은 21일 잘랄라바드에서 카불로 가는 길에서 살해됐는데 누가 왜 살해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기홍·김정안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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