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상군 파병 10만~30만명 달할 듯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8시 57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한 달을 넘기면서 10만∼3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미국 군부를 중심으로 본격 대두되고 있다.

국방부 고위관리들은 올해 내에 10만명 정도의 지상군을 투입하고 내년 여름까지 20여만명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9일 보도했다.

국방부가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공습과 특수부대 공격만으로는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와 알 카에다 조직 파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커다란 전과를 올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투입된 지상군의 규모도 너무 작아 작전 수행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토미 프랭크스 중앙사령부 사령관은 8일 “본격적인 지상군 파견 계획을 제외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전쟁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에서도 본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은 9일 “정부가 소심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걸프전에서도 볼 수 있듯이 10만명 이상의 대규모 지상군 투입만이 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고위 지도부를 중심으로 지상군 투입은 적을수록 좋으며 최후의 수단으로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규모도 1만명 이하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USA투데이는 부시 행정부가 대규모 지상군 투입으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내년 중간선거에 큰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파키스탄은 국내 반발을 우려해 대규모 지상군 주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타지키스탄에서는 아프가니스탄으로 통하는 공격로 확보에 지형상의 어려움이 있는 등 주변국 사정도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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