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민들 ‘카나리아’ 구입 붐…독가스 테러 탐지위해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5분


‘카나리아가 어느 순간 갑자기 지저귐을 멈추거든 곧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가라.’

미국 내 탄저균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뉴욕 시민들 사이에서는 독가스 테러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 구입 붐’이 일고 있다.

미 주간지 뉴욕 옵서버 최신호는 뉴욕 애완동물 상점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 9·11 테러’ 이후 하루에도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손님들이 카나리아를 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전했다.

웨스트사이드가에 위치한 조류 판매점 ‘버드 하우스’는 개점 이후 처음으로 카나리아가 동이 났으며 ‘33번째 앤 버드’ 상점에도 카나리아를 사겠다는 손님들이 몰리는 등 애완동물 상점들이 북적이고 있다.

카나리아는 광부들이 갱도에 들어갈 때 유독가스에 질식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갖고 들어가던 새로 카나리아가 죽으면 갱도에서 바로 탈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왔다. 동물의학센터의 마이클 가베이 박사는 “작은 새들은 인체에 무해한 가스에도 아주 민감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카나리아 암컷은 아예 지저귀지도 않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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