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테러 뭐냐” 초긴장…추가테러 두가지 가능성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1분



미국 정부가 추가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며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에 들어감에 따라 미 전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추가 테러에 관한 정보가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핵 테러’와 탄저균 다음의 ‘바이오 테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CNN 등 일부 미 언론은 빈 라덴과 알 카에다가 핵 물질과 청산가리 등 생화학물질을 다량 확보하고 있으며 다음 테러에는 이들 물질이 사용될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핵=‘방사선물질+폭발물’ 간이 핵무기 제조한듯▼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가.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은 90년대 중반 이후 핵무기 획득을 위해 노력해온 빈 라덴이 최근 방사성 물질과 재래식 폭발물을 결합한 초보적인 핵무기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FBI는 지난달 30일 파키스탄 보안당국으로부터 빈 라덴의 핵무기 개발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핵과학자 3명의 신병을 인도 받았다. 미국은 이들을 대상으로 빈 라덴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종류와 위력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파키스탄 신문 ‘새벽’이 30일 보도했다.

미 보안당국은 이와 함께 미국내 주요 핵 시설물에 대한 비행기의 접근을 전면 금지시키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비행기들은 미국내 86개 핵 시설물의 반경 18㎞ 이내와 상공 5.4㎞ 이하에서 비행할 수 없게 됐다.

6일까지 접근이 금지되는 86개 핵 시설물은 70개 핵발전소와 16개 핵 관련 정부 연구소들이다.

18일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스리마일 핵발전소가 테러 위협으로 인근 비행이 금지된 적은 있으나 주요 핵 시설물들에 대한 집단적인 접근 금지가 발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화학=천연두 치사율 30%…상수원 독살포 가능성도▼

탄저균 다음은?미국내에서 탄저균 테러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탄저균에 이어 다음 생화학적 테러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한때 빈 라덴의 은신처였던 수단 등에서 생산된 식품 원료들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캐나다 등을 경유, 검역을 받지 않고 수입될 수 있어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이 주간지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식품원료에 살모넬라, O-157, 간염 등의 병원균을 혼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생화학무기 중에는 천연두가 가장 위협적이다.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데다 80년대 이후 항생제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천연두 바이러스 장착 유도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천연두나 에볼라 바이러스 몇 방울을 인구 밀집지역이나 대형건물 환풍기 등에 뿌릴 경우에도 인명 피해는 엄청나다.

독극물 등을 상수원 등에 뿌리면 물 속에서 정화돼 실효성이 낮지만 콜레라 박테리아 등을 아파트 물탱크에 섞는 방법은 소규모 테러에 사용될 수 있다. 데이비드 새처 미 공중위생국장은 30일 “미 전역에서 생화학 테러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최소한 수십억달러의 추가 예산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미경·선대인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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