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31일 00시 5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영국 정부 각료들은 가능한 한 지상군을 조기에 투입하자는 의견인데 반해 군부 지도자들은 아직 파병준비가 끝나지 않았다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이처럼 정부와 군부가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정치적 의도와 군부의 현실론이 서로 부닥치고 있기 때문.
정부는 최근 개전 초기와 달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나아가 여론의 지지도가 감소하는 등 정치적 부담이 점차 커지자 가능한 한 이번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고 싶어하는 분위기.
그러나 군부는 구체적인 공격목표가 결정되지 않은 데다 이번 전쟁이 ‘정보전쟁’임에도 불구하고 탈레반과 알 카에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점을 들어 조기투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입장차이로 영국 정부는 지상군 투입을 둘러싸고 며칠새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정부는 26일 “해병특공대 병력이 즉각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조만간 해병특공대 200여명을 투입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제3해병특공여단의 여단장 로저 레인 준장은 “정보 부족이 걱정된다”며 “서둘러 군사행동에 나서서는 안 된다”며 정부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또 30일엔 제프 훈 국방장관이 의회에서 “해병특공대의 준비태세가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가 군부의 반발을 샀다.
사태가 이처럼 전개되자 총리실 측은 30일 “지상군 투입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당초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일단 군부의 의견을 받아들인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영국 정부의 정치적 계산과 군부의 현실적 어려움은 계속 상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마찰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런던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