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알 자지라 방송과 회견 용의”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40분


미군과 영국군의 공습 개시 실황과 오사마 빈 라덴의 공습 비난 성명 발표 장면을 독점으로 내보내 주가를 올린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또 ‘대어’를 낚을 것 같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사진)은 9일 이 방송과 단독 회견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미국 테러 사건 이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창구 노릇을 해왔다. 탈레반은 집권 후 ‘건전한 이슬람 사회에 해악이 된다’며 TV방송국을 폐쇄하고 TV시청을 금지했다. 그러나 상당수 아프가니스탄인들은 몰래 알 자지라 방송 등 해외 위성 방송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이 알 자지라 방송과의 단독회견 용의를 밝힌 것은 아랍권에 막강한 이 방송의 영향력 때문. 직접 이슬람교도를 상대로 이번 전쟁은 결코 이슬람 전체를 상대로 한 것이 아니며 오로지 테러를 분쇄하기 위한 것이란 점을 밝히려는 것이다.

96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개국한 이 방송은 그동안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등 아랍권의 지도자를 거침없이 비판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년 전 카불에 지사를 개설하고 나름대로 공을 들여온 끝에 이번 ‘테러와의 전쟁’을 계기로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한 매체가 됐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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