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응징戰]"미국 경기 3분기 이상 침체 지속"

  • 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41분


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공격이 장기화되면서 세계경제 불황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공격을 시작함으로써 전쟁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은 줄어들었지만 공격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91년의 걸프전처럼 단기 승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빈 라덴이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보복테러가 일어날 경우 불안심리가 확산, 소비가 위축돼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러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던 선진국의 정책협조도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장기불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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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오버리 G 랜스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존스는 9일 “이번 전쟁이 몇 년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적어도 3분기 이상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원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언 스웡크도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미국 경제가 끝이 안 보이는 터널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테러 이후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1%포인트나 내리는 등 올 들어 아홉차례에 4%포인트나 낮춘 데다 미국 정부도 감세(400억달러)와 재정확대(750억달러) 등으로 경기 살리기에 나섬으로써 내년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던 것에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

세계경제의 엔진이던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을 보이면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경제도 내리막이다. 유럽의 올 3·4분기와 4·4분기 성장률은 당초 1.6%에서 1.2%로 떨어지고 성장률축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4분기 중 마이너스 0.8%로 떨어졌던 일본 경제도 수출부진과 내수침체로 장기복합불황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4·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던 한국경제도 회복이 늦어져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 내년에도 3∼4%에 머물러 2년 연속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씨티은행은 9일 내년 성장률을 5.0%에서 4.0%로 수정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은 2.0%, 내년에는 3.2∼5.0%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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