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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9월 29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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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북동부 소말리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이다의 지원으로 수천명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은행과 건설회사 통신업체 등을 소유한 소말리아 급진 이슬람단체 ‘알 이티하드 알 이슬라미야(이하 알 이티하드)’의 지도자들이 92년 빈 라덴을 만난 이후 알 카이다로부터 군사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알 이티하드는 미국과 영국 등지에 지점을 둔 은행과 환전소, 여행사 등을 운영하는 재벌기업 ‘바라카트’를 통해 빈 라덴에게 테러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바라카트가 운영하는 은행은 해외에 거주하는 소말리아인의 송금을 담당하고 있는데 취급액이 연간 약 5억달러(약 6500억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테러사건 이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알 이티하드를 빈 라덴의 자금줄로 지목해 자금을 추적하도록 미 연방수사국(FBI)에 지시했다.
이 조직을 탈출한 후세인 알리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출신 알 카이다 대원들이 현재 소말리아 비밀캠프에서 미국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며 폭발물 제조와 총기 사용법 등 테러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폭로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현재 소말리아에서 활동 중인 알 카이다와 알 이티하드 대원이 3000∼50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지지자와 예비병력까지 합할 경우 5만∼6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알 카이다의 지원을 받은 알 이티하드는 98년 케냐 및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의 폭탄테러사건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사건 직후 빈 라덴은 소말리아에 있는 비밀캠프를 방문하는 등 두 조직간 연대를 과시했다.
그러나 최근 소말리아의 테러조직과 빈 라덴의 관계가 속속 밝혀지면서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소말리아도 미국의 보복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타임스는 최근 “빈 라덴이 자신의 비밀캠프와 지지자들이 있는 소말리아로 도주해 그곳에서 미국에 저항하는 작전 본부를 차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