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하우스' 새 갈등요인으로…팔 "보복테러" 강력반발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37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측의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총사령부 건물로 쓰여온 오리엔트하우스를 영구 점령키로 하자 팔레스타인측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 오리엔트하우스 점령 문제가 양측간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일 이스라엘 해안도시 하이파 인근 레스토랑에서 또다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한 30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도돼 양측간의 보복이 꼬리를 물고 있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측은 오리엔트하우스를 점령한 데 이어 이날 동예루살렘 외곽 아부디스에 있는 팔레스타인 이동통신센터를 점령해 15명의 근로자를 쫓아내고 통신시설을 폐쇄하기도 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예루살렘 피자가게 자살폭탄 테러의 응징으로 이스라엘측이 10일 전격 점령해 폐쇄시킨 오리엔트하우스를 영구 점령키로 했다고 우지 란다우 국내안보장관이 12일 밝혔다.

동예루살렘에 있는 오리엔트하우스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을 주도해온 정치 명문 후세이니 가문이 1897년 세운 것으로 이후 팔레스타인 정치 외교 학술 운동의 중심이자 PLO 총사령부로 사용돼 왔다.

이를 이스라엘이 영구 점령하려는 것은 동예루살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인정한 91년 ‘마드리드 평화회의’의 정신을 깨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샤론 정부의 한 관리는 이번 점령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테러를 통해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하마스 지지자 500여명은 11일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에 자살폭탄 테러를 가할 것을 결의했다.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 등도 13일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은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오리엔트하우스 점령은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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