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새 안보전략 협상 개시

  • 입력 2001년 8월 8일 19시 07분


미국과 러시아가 7일 냉전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전략안보체제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22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계획과 핵무기 감축 문제를 연계하는 협상을 벌이기로 전격 합의한 데 따라 마련됐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새 안보전략체제 마련을 위한 첫 실무협상을 열었다. 협상은 8일까지 이틀 동안 계속된다.

협상에는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9명의 미 국방부 대표단과 유리 발루예프스키 국방부 참모본부 제1차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10명의 러시아 국방부 대표단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부시 대통령의 MD 구상 △MD 구축을 금지하고 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대체 방안 △핵무기 감축 방안 등 군사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 퀴글리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워싱턴 협상은 12∼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간의 회담을 사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이번 협상을 계기로 ABM 협정 개정과 MD 등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새로운 전략적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MD 구축 계획에 대해 러시아는 ‘이는 미국이 전략적 우위를 굳히기 위한 것이며 새로운 군비확산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해오다가 지난달 22일 미-러 정상회담부터 태도가 다소 유연해졌다.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안보를 해치지 않는다면 ABM 협정 개정에 동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양국은 이번 협상 결과를 기초로 국방장관 회담에서 전략안보협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3단계는 9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간 회담. 마지막 4단계로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올 가을 푸틴 대통령의 방미와 10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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