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검사 재임용’ 갈등 증폭
李 “초가삼간 못태워” 직접 제동에도
강경파 “정부안 개혁훼손 위험” 반발
뉴이재명-구주류 분열도 위험수위
정청래 “대통령 철학 뒷받침” 진화
김용민·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6.2.26 뉴스1
이른바 ‘검찰개혁’을 두고 재점화된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지지층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자, 민주당 강경파가 “검찰개혁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맞선 것. 지지층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중도·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른바 ‘뉴이재명’ 그룹에선 “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강경파를 비판하는 가운데 검찰개혁을 우선시하는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성향의 구주류 지지층들은 “이 대통령도 배신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불거진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 여권 내분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보완수사권 인정, 검사 재임용 두고 갈등 증폭
당내 강경파들은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이 최종 국회 문턱을 넘으면 기존 검찰청보다 더 센 공소청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은 “정부의 검찰개혁 안이 이대로 시행되면 개혁 취지를 훼손할 위험성을 내포한다”며 “권한을 남용해 민주주의를 흔드는 정치검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 의원 등 강경파는 정부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후 원내지도부에 수정이 필요한 필수 사항을 정리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검사의 영장 집행 지휘 규정을 삭제하는 등 검사의 수사 개입 가능성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김 의원 등은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검사의 소속이 자동으로 공소청으로 전환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기존 검사들을 일괄 면직한 뒤 ‘재임용 심사’를 거쳐 공소청 검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보완수사권은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의 핵심으로 꼽힌다. 강경파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허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강경파 의원은 “보완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겨두면 정권이 바뀔 경우 원래 검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배포한 검찰개혁법안 설명자료를 통해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에 따라, 공소청 검사의 직무에서 ‘범죄수사’와 ‘수사 개시’ 근거는 명확히 삭제됐다”며 “검사는 더 이상 수사를 개시할 수 없으며, 예전과 같은 검찰 권한이 유지되거나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與 ‘尹정권 조작기소’ 의혹 국조 요구서 제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주희 이건태 박성준 양부남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지지층도 “李 배신자” vs “검찰개혁 망친 건 文정부” 분열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면서 지지층 간의 분열도 봉합이 어려운 수준으로 증폭되고 있다. 친노·친문 지지층들이 중심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도 배신자” “이대로면 재집권에 실패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친명 커뮤니티에선 “민주당 법사위가 하는 짓이 북한이랑 다를 게 무엇이냐” “단순한 의견 차이를 반혁명으로 규정해서 인민의 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과 차이가 없다”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에서 망친 것” 등의 글이 올라왔다.
여권 내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원내 지도부는 “이미 정부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라며 강경파의 요구를 반영한 대대적인 수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11일 강경파를 겨냥해 “정부가 심사숙고해서 검찰개혁을 마련했는데, 이를 반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도 못 믿는 것이냐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개혁 의지를 불신하는 것은 결국에는 정부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등이 격화되자 정청래 대표는 이날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이 없고 한결같고 강하다”며 “대통령의 일관된 철학을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국정 논의를 위한 만찬을 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 68명 전원이 참석해 15, 16일 이틀 동안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되는 만찬에선 검찰개혁 관련 논의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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