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외교 놀랄정도로 잘해" 美 전문가 평가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42분


20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사진)에 대한 평가는 분야별로 엇갈린다. 미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의 평균 통치 성적이 ‘B-’ 정도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선거 공약대로 10년 동안 총 1조3500억달러의 세금을 깎아주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관철시킨 것을 가장 두드러진 업적으로 꼽는다.

가장 뼈아픈 부분은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상원의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점. 그 여파로 이미 교육개혁안이 상하 양원에서 각각 다른 내용으로 통과돼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또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개선, 종교단체의 자선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등 주요 정책도 부시 대통령의 당초 구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CNN방송, USA투데이, 갤럽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취임 100일 지지도보다 5∼6%포인트 떨어진 57%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텍사스대학 브루스 뷰캐넌 교수는 이에 대해 “교토기후협약 탈퇴와 식수의 비소 함량기준 완화 등의 조치 결과 부시 대통령이 환경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불투명한 경제 전망도 부시 대통령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올해 여섯 차례의 금리인하 조치와 곧 시작될 세금 환급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 전망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8일 미국의 경기 침체가 세계 경기 둔화와 맞물려 불투명한 상태가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고위 관료였던 한 민주당원은 “내용은 공감하지 않지만 부시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 있어서는 놀랄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강행해 러시아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우방들과도 마찰을 빚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대북정책은 오랜 기간의 검토 끝에 지난달 6일 북한과의 협상 재개 방침을 밝힘으로써 어느 정도 안정된 길로 들어섰다는 평가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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