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세계화단체, 세계은행 사이버회의 공격선언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46분


세계은행이 다음주 스페인에서 열려던 회의를 반세계화 폭력 시위를 우려해 사이버 공간에서 열겠다고 발표하자 반세계화 단체들이 이번엔 사이버 회의에 대한 공격을 선언했다.

세계은행은 25일부터 3일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발경제를 위한 세계은행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반세계화 단체들이 대규모 시위로 맞설 것이라고 위협하자 20일 돌연 이를 취소했다.

세계은행은 대신 25, 26일 사이버 회의를 열되 ‘세계화와 빈부’라는 주제로 연설자들에게 얼마든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도록 e메일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반세계화 저항운동’ ‘지구의 친구들’ ‘그린피스’ 등 반세계화 단체들은 이 같은 회의 자체가 결국 세계화와 빈부격차를 확대 강화할 뿐이라며 e메일 토론은 허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 네티즌들을 동원해 이번 사이버 회의에서 대규모의 ‘사이버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지구의 친구들’ 관계자는 “세계은행은 이번 결정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수많은 반세계화 지지자들의 메일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피스도 이번 사이버 농성에 10만명 이상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 시위 전문가인 한 해커는 “단 한 명의 숙련된 해커가 이번 회의를 무산시켜 버릴 수도 있다”고 장담했다. 세계은행측은 이에 대해 “충분히 사전 대비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사이버 시위대가 회의를 무산시킬 경우 언론 및 토론의 자유를 해치는 것으로 그들 스스로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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