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차 한국시장 뚫기 어렵다" LA타임스

  • 입력 2001년 5월 2일 16시 18분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외국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한국 시장은 외제차에 대한 거부감으로 여전히 '일방통행로(one-way street)'로 남아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105만대를 팔고 154만대를 수출했지만 수입차는 겨우 4414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수입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일본 6%, 유럽 25%, 미국 30%인 반면 한국에선 1%에도 미달한다며 외국업체들이 비판하고 있다는 것.

신문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거부감, 애국심 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외국업체가 한국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국제사회의 압력에 따라 자동차 수입세 인하, 까다로운 자동차성능실험 폐지, 외제차를 산 사람에 대한 세무조사 중단 등의 규제를 완화해왔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의 문화와 심리 등과 연계된 '보이지 않는 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국 수입자동차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차 소유자의 58%가 외제차 구입을 비애국적인 것으로, 63%는 외제차를 사면 세무조사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 누군가 파손할지 모른다(40%)고 우려하거나 외제차 구입이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70%)고 답한 사람도 많았다.

수입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소비자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보다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내수 판매는 3월 보다 2.8% 늘어난 6만3368대로 올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나 수출은 7만6965대로 3월 대비 6.9% 줄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내수는 늘었으나 수출은 3월에 비해 13%나 감소했다.

<최영훈기자>tao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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