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세비치의 비참한 하루…유고지 감방생활 상세보도

  • 입력 2001년 4월 9일 18시 32분


요즘 유고 국민은 독재자였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초라한 감방 생활 이야기를 듣는 재미로 산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유고의 일간지는 거의 매일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감옥살이에 관한 기사를 싣고 있으며 유고인들은 이를 보며 고소해하고 있다”며 9일 이같이 전했다.

1일 체포된 뒤 베오그라드 시내 형무소에 수감된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즐겨 피우던 쿠바산 고급 시가 대신 싸구려 국산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살을 막기 위해 혁대나 멜빵을 매지 못하게 해 바지는 줄줄 흘러내리고 있으며 설거지와 감방 청소도 손수 하고 있다.

감방이 있는 동(棟) 이름은 베오그라드에서 가장 호화로운 건물 이름을 딴 ‘하얏트’인데 이곳에는 밀로셰비치 집권시 고위층에 있던 이들이 상당수 수감돼 있다.

감방 면적은 6㎡이며 철제 침대와 책상, 의자 2개, 세면대, 변기가 전부. 다른 수감자와 다른 특별대우는 더운물이 나오는 것과 원할 때 불을 켜거나 끌 수 있는 전기 스위치가 방에 있다는 것 뿐.

아침에는 차 한잔과 마가린 바른 빵 한조각, 점심에는 헝가리식 쇠고기 스튜인 굴라시, 저녁에는 햄을 먹는다. 면회인이 넣어준 통조림도 먹고 있다.

하루 30분씩 뜰을 산책할 때나 하루 2시간 정도 특별 면회실에서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와 변호사 토마 빌파 등을 만날 때에도 간수의 밀착 감시를 받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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