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계 "만주사변을 만주전쟁으로"

  • 입력 2001년 3월 20일 18시 32분


‘만저우(滿洲)사변’이란 말 대신 ‘만저우전쟁’으로 부르자는 움직임이 중국 학계와 정계에 일고 있다. 아시아 침략을 미화한 일본의 엉터리 역사교과서에 자극받은 학계와 정계 인사들은 일본의 침략을 제대로 알리려면 잘못된 역사 용어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1931년 9월18일 만저우철도를 파괴하는 자작극을 일으킨 다음 이를 중국군 소행이라고 둘러대며 만저우지역을 점령했고 이어 괴뢰국가인 만저우국을 세워 영구통치하려 했다. 일본은 철도 폭파 사건을 처음부터 ‘만저우사변’으로 불렀으며 중국도 관행상 이 말을 써왔다. 그러나 최근 이 용어는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이며 ‘만저우전쟁’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랴오닝(遼寧)성 정치협상회의 장샤오친(姜笑琴) 부주석은 “전쟁도발을 은폐하기 위한 이 용어는 더 이상 쓰지 말자”고 전국정치협상회의에 제안했다. 랴오닝성 공산당교 당사연구부 류구이톈(劉貴田) 주임도 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만저우사변이란 용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만저우전쟁은 중국에서 일어난 14년 항일전쟁의 시작이자 제2차대전의 시작”이라고 평했다.

올해가 ‘만저우전쟁’ 발발 70주년이라 중국학계에서는 이에 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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