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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2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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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그의 사후 70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의 골더스그린 묘지에 묻힌 시신을 러시아로 이장하려던 계획이 관계자들 사이의 갈등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파블로바 재단'은 파블로바의 유해를 조국에 묻어야 한다는 명문으로 이장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파블로바의 유족들은 "이장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파블로바 재단을 믿을 수 없다"며 끝내 이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파블로바 재단은 지난해 9월에도 이장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모스크바 시 정부도 상징적인 의미로 파블로바의 유해를 모스크바로 옮겨오길 희망해 왔다. 발레리 샨체프 모스크바 부시장은 "유족측의 반대가 최종 확인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장을 위한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모스크바 시 정부는 노보데비치 사원 내에 파블로바와 남편 빅토르 단데를 함께 안장할 장소까지 미리 잡아두었다. 이 곳에는 구 소련의 최고 지도자였던 니키타 흐루시초프와 대문호 안톤 체홉 등이 묻혀 있다.
파블로바가 태어나고 처음 발레를 배운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 정부도 이장에 적극적이다. 언론은 파블로바의 이장이 무산된 데는 모스크바 시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 파블로바 재단간의 갈등이 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파블로바는 1918년 런던으로 옮겨가 31년 네덜란드에서 사망하기까지 전세계를 돌며 지젤 등 고전 발레를 선보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레리나'로 꼽히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