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에스트라다 사의…"5월 조기 대선뒤 권력이양"

  • 입력 2001년 1월 19일 23시 37분


에스트라다 대국민 성명
에스트라다 대국민 성명
도박업자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상원에서 탄핵재판을 받고 있는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시민들의 거센 저항으로 축출될 위기를 맞고 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이날 밤 전국에 TV로 생방송된 대국민 성명을 통해 “2004년까지의 임기를 단축해 5월 조기 대선을 실시한 뒤 당선자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며 “나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사임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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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을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사임 시한을 20일 오전 6시(한국시간 20일 오전 7시)로 못박고 “이때까지 사임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궁까지 시위행진을 벌이고 아로요 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날 ‘필리핀 민주화’의 상징인 마닐라 엣사 거리에는 시민과 야당 종교인사 등 100만여명이 모여 밤늦게까지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앙헬로 레예스 군참모총장은 이날 전격 사임을 발표한 뒤 아로요 부통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반에스트라다 진영에 합류했다. 이어 오를란도 메르카도 국방장관과 호세 파르도 재무장관, 펠리페 메달라 경제기획부장관 등도 잇따라 사임을 발표했다.

<백경학기자·외신종합연합>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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