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HCR창설50돌]"전세계 난민 2230만명 신음중"

  • 입력 2000년 12월 15일 18시 57분


‘세계 난민의 수호자’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14일 창설 50주년을 맞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그동안 이룬 업적이 많건만 자화자찬대신 자성의 기념성명을 냈다. 아직도 세계에는 2230만명의 난민이 있다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호소했다.

오가타 사다코 고등판무관(73)은 성명을 통해 “인류가 서로 싸우며 만들어낸 난민문제에 UNHCR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비극이 그칠 줄 모르는 지구촌에 참담한 심정을 고백했다. 그는 “현재 UNHCR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식량부족과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 국가의 불안정한 정세”라며 “무엇보다 단일 민족으로서 최대 규모인 200만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각국 정부와 민간의 지원과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 과테말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고베르타 멘추 등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제작해 이날 내보냈다. 유엔은 내년 6월20일을 제1회 세계 난민의 날로 정했다.

UNHCR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발생한 1000여만명의 난민을 돕기 위해 50년12월14일 창설됐다. UNHCR 직원 5000여명은 현재 122개국 247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UNHCR는 △인도주의에 입각한 난민에 대한 법적, 물질적 구호사업 △난민의 귀국, 재정착, 이산가족 상봉 지원△국제 협력사업 등 난민의 안전확보와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설 당시 30만달러였던 기금은 2000년 현재 9억1300만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2230만명에 이르는 세계 난민을 구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이르는 아프가니스탄 코소보 소말리아 등 대표적인 분쟁지역의 난민 500여만명만 혜택을 받고 있다.

90년대 들어 인종과 종교를 둘러싼 지역분쟁과 내전이 빈발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난민이 크게 늘었고 이 과정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UNHCR 직원 139명이 순직하기도 했다.

<백경학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stern10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