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발표 앞둔 고어-부시 표정]법정싸움 막판 신경전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24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중요한 고비가 될 플로리다주 선거 결과 인증 시간이 26일 오후 5시(한국시간 27일 오전 7시)로 초읽기 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두 후보 진영은 주말에도 치열한 법정 공방과 신경전을 벌였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인 25일 힐스버러 오칼루사 패스코 포크 등 4개 카운티에서 무효 처리됐던 군부재자표의 합산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부시 후보 진영은 플로리다주 전체 해외부재자 투표의 40%에 해당하는 1547표가 날짜나 서명 누락 등으로 무효처리됐다며 부재자투표의 합산 요구 소송을 카운티별로 내기로 결정.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25일 부인 티퍼 여사와 딸 부부를 대동하고 워싱턴 시내 관저 부근의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는데 사진기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권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 고어 후보는 그러나 12월 1일로 예정된 플로리다주 수작업 재검표 결과의 인정과 관련한 연방 대법원의 심리와 관련된 질문엔 답변을 거부.

같은 날 부시 후보는 텍사스주 크로퍼드 인근에 있는 목장에서 오스틴의 주지사 관저로 되돌아가 오른쪽 얼굴에 난 종기 치료를 받았다. 그는 관저로 귀환할 때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연도에서 ‘부시 대통령’을 연호하자 손가락 세 개로 ‘승리(win)’를 뜻하는 W자를 만들어 보였다.

○…22일 가벼운 심장 발작을 일으켜 수술을 받았던 부시 후보의 러닝메이트 딕 체니 전국방장관은 24일 퇴원한 뒤 의사의 권고에 따라 버지니아주 매클린의 자택에서 요양. 체니전국방장관은 조지워싱턴 대학병원을 나서며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이번 경험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91년 걸프전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

○…USA투데이지는 26일자 1면 커버스토리 ‘이랬으면 어땠을까(What if)’에서 ‘고어 후보가 패배한 고향 테네시에서 좀 더 선거운동을 했더라면’ ‘고어 후보가 패배한 아칸소주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지원 유세를 했더라면’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더라면’ 고어 후보가 쉽게 승리했을 것이라고 소개. 반면 부시 후보는 ‘톰 리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더라면’ ‘음주 운전 경력을 일찍 밝혔으면’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것으로 분석. ○…조지프 리버맨 민주당 부통령후보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플로리다주의 조직화된 시위 사태는 (공화당측이) 개표의 진행을 막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그는 22일 공화당원들의 시위 후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개표위가 수작업 재개표를 중단한 것을 꼬집은 뒤 “지금은 법의 지배를 존중할 때이지 폭도들의 지배에 굴복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

<이종훈기자·외신종합연합>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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