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주류파도 '모리 퇴진론' 제기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9시 24분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를 옹호해온 일본 집권 자민당의 주류파 내에서 총리 교체론이 제기됐다.

14일 열린 최대파벌 하시모토(橋本)파 모임에 참석한 소장의원들은 "모리총리로는 내년 여름 참의원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당겨야 한다"는 등 퇴진론을 주장했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은 즉각 "주류파의 (총리 옹호) 의지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자민당 주류파 내부에 총리교체론이 더욱 확산되면 모리내각의 붕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주류파는 10일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이 반기를 든 직후만해도 가토 전간사장이 총리가 될 가능성은 1%도 없다" 며 모리총리 지지를 선언했었다.

주류파 일부가 총리 교체를 원하는 것은 모리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중의원 해산에 이어 당선된 지 1년도 안돼 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가토 전간사장이 탈당해 야당과 손을 잡으면 정권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주류파의 '제3의 인물'을 총리로 내세워 정권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새 총리에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전 외상, 모리파 회장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전 후생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치적 공백을 만들 수 없다"며 퇴진 압력을 무시해온 모리 총리도 흔들리고 있다. 그는 15일 한 기업인이 크리스마스 파티에 출석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때까지 총리로 있을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측근들은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말을 조심해 달라고 모리총리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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