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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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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1993년 수십년간 지속돼 온 적대관계를 청산하자는 역사적인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인물.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페레스와 아라파트, 고(故) 이츠하크 라빈 총리는 평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공로로 이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의 나이만 샤이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현재 지역협력 장관인 페레스 전총리를 중동특사로 임명했다”며 “오늘 또는 1일 가자지구에서 아라파트 수반과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이 대변인은 “아라파트 수반은 바라크 총리를 싫어하고 바라크 총리도 그를 믿지 않는 게 요즘의 상황”이라면서 “페레스 장관은 이스라엘 정치인 가운데 아라파트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인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날 총리실의 발표는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의 아라파트가 이끄는 파타 사령부를 맹폭한데 대해 아라파트 수반이 거세게 반발한 지 수시간 만에 나온 것.
이스라엘측은 페레스 장관과 아라파트가 한달 이상 지속돼 온 유혈사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도 압델 일라 카티브 요르단 외무장관과 만난 뒤 “현 상황을 원래 상태로 복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미지수. 유혈사태로 양측의 불신의 골이 워낙 깊어졌기 때문이다.
페레스 장관의 타개 노력과는 별개로 미국도 이번주 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들을 차례로 워싱턴으로 불러 회담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매들린 올브라이트장관이 예정대로 워싱턴에서 슐로모 벤 아미 이스라엘 외무장관 서리를 만난 뒤 팔레스타인 협상 대표인 사에브 에레카트와도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이집트의 샤름알셰이흐에서 열린 아랍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리는 직접 담판에서는 정상회담 합의 사항의 이행 방안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도 1일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분쟁 당사자들과 국제사회의 외교 노력이 가동되고 있는 동안에도 31일과 1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는 유혈 충돌이 계속돼 팔레스타인 민간인 5명이 추가로 숨졌다.
▼CNN기자 총상 입어 ▼
한편 이팔간의 유혈 충돌로 1일 팔레스타인 청년 2명과 경찰 1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는 163명으로 늘어났다. 이에앞서 31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경계인 카르니 검문소 부근에서 CNN 방송의 카이로 지국장인 벤 웨데만 기자가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시파 병원 관계자는 웨데만 기자가 교전중 허리와 왼쪽 팔목에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