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측근들 11조원 착복" 독-영 신문 폭로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인구 1000만명의 유고 경제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 측근 60여명이 독식해왔다고 독일의 일간지 빌트가 16일 독일 연방정보국(BND)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일가가 국영업체 등을 이용해 부정축재한 다음 불법적인 방법으로 해외로 빼돌리는 등 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드라간 토미치 전 세르비아 의회 의장, 미르코 마르야나비치 전 세르비아 총리, 드라간 코스티치 전 에너지 장관 등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측근 60여명은 심복을 국립은행 관세청 국영석유회사 항공사 방송국 등에 배치해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일가의 부정축재와 재산 도피를 도와왔다는 것.

BND보고서는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일가가 스위스 은행에 빼돌린 돈이 1억달러(약 1100억원)에 이르며 이 밖에도 러시아 중국 키프로스 그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레바논 등지에도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추정했다. 리디아 라우셔 BND 대변인은 “거액을 빼돌리기 위해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일파는 일종의 조직범죄단체처럼 마약거래 돈세탁 등에도 관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중혁명을 통해 집권한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대통령측은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일파가 집권 13년간 약 100억달러(약 11조원)를 착복한 것으로 보고 이를 조사해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우선 스위스 은행에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일파가 개설한 600여 계좌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유고 신정부가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니콜라 사이노비치 전 대통령보좌관, 네보사 파브코비치 전 육군참모총장 등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 등으로 내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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