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펜타곤 보안체계 오작동, 獨국방 잡을뻔

  • 입력 2000년 9월 7일 00시 05분


루돌프 샤핑 독일 국방장관이 회담차 차를 타고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들어서다 뜻하지 않게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고 AF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사고는 청사 입구 땅 밑에 설치된 자동 차단 장애물이 갑자기 튀어 오르자 운전자가 놀라 급정거하면서 일어났다. 이 장애물은 청사에 차량이 무단 진입하면 바닥에서 자동으로 튀어오르도록 설계됐다. 독일 국방장관 일행의 방문에 맞춰 작동하지 않도록 전자장치를 조작해두었으나 말을 듣지 않아 사고가 난 것.

청사 정문에서 영접차 기다리고 있던 윌리엄 코언장관은 사고 소식에 놀라 황급히 정문으로 달려갔다. 피를 흘리는 샤핑장관을 부축해 인근 알링턴공군기지내 병원으로 옮기도록 조치하고도 안절부절못한 그는 병원까지 뒤쫓아 갔다. 같은 차에 타고 있던 한 장성도 뒷좌석에 부딪혀 코피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양국 국방회담은 연기됐다.

국방부측은 “비극적 사태가 발생할 뻔했던 심각한 사고였다”면서 코언 장관이 즉각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95년 윌리엄 페리 당시 국방장관이 청사에 들어서다 비슷한 일을 당한데 이어 98년 일본 방위청장관 방문시도 같은 사고가 나자 장치를 교체했다. 그러나 1월 중국 군사관계자 방문시에 이은 이번 사고로 초강대국 미국의 상징이다시피한 펜타곤의 명성이 빛을 잃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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