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권자 선택]자민당엔 "경고"…연립3당엔 "격려"

  • 입력 2000년 6월 26일 01시 41분


25일 치러진 일본의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절묘한’ 선택을 했다. 자민당에 경고를 보내면서도 3당 연립에는 다시 기회를 줬다. 또 제1야당에 약진을 안겨줬으나 정권교체를 할 정도의 의석을 내주지는 않은 것.

이같은 결과에 따라 앞으로 야당은 별다른 문제가 없겠으나 자민당 내부와 연립정권 내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의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퇴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민당 집행부는 선진 8개국(G8)회담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리 총리를 계속해서 밀 계획이다. 7월 4일 특별국회를 열어 모리총리를 다시 총리로 지명할 방침이라는 것. 연립 3당 의석이 과반수를 넘기 때문에 모리 총리를 재지명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자민당을 이끌면서 공명당과 보수당의 연립정권을 이끌어온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은 퇴진할 가능성도 있다. 노나카 간사장은 25일 밤 퇴진을 시사했다. 그러나 모리총리는 유임시키겠다고 못박았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도 당분간은 유지되겠으나 협조 강도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공명당 지지자인 창가학회 회원들은 공명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지역구에서는 자민당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자민당 지지자들은 공명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노나카 간사장은 “공명당에 폐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연립 3당의 당위성과 존립 여부. 그러나 유권자들은 이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주지 않아 여야 모두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따라서 앞으로 여야는 정책대결을 통해 한차례 ‘연장전’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결과는 내년 여름에 있을 참의원선거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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