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TV 평양특집프로]"北 대학생 반일감정 높다"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6분


일본의 민간방송인 TBS TV가 지난달 31일밤 11시20분경부터 10여분간 북한 대학생과의 대화와 평양거리 모습 등을 내보냈다. ‘세기말의 평양에 가다’라는 제목의 이 프로는 한 기자가 일주일간 평양에 머물며 취재한 내용. 촬영은 북한의 카메라맨이 맡았다. 방송 내용중 평양의 외국어대 일본어과 학생과의 대화내용은 북한 대학생이 갖고 있는 반일감정을 생생히 보여줬다. 외국 TV가 북한당국의 허가를 얻어 만든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인 것이었다.

기자가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학생들은 ‘백년숙적’ ‘죄많은 국가’라고 대답했다. 일본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자 20여명이 넘는 학생 전원이 손을 들었다.

학생들은 자주 부르는 노래가 ‘김정일 장군 찬양가’라고 대답했으며 남녀 한 명씩이 실제로 노래를 들려주었다. 취미를 묻자 두 학생이 모두 TV시청이라고 대답했다. 뉴스나 영화를 많이 본다고 했다.

한 학생은 “북한-일본 국교정상화교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일본기자에게 물었다. 일본 기자는 “서로 만나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대답했다. 다른 학생은 “북한청년들은 김정일 장군을 위해 자신을 바친다”면서 “일본청년들은 북한청년들에 대해 알고 있나”고 물었다.어느 학생은 “자기의 가족이나 딸이 군위안부로 끌려갔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고 질문했다. 일본 기자가 “일본이 그런 일을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대답하자 학생은 “그런데도 일본은 보상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북한 대학생과의 대화가 4시간이나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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