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무급육아휴가 확대' 때아닌 논란…블레어총리 득남 계기

  • 입력 2000년 5월 24일 19시 37분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 부인 셰리여사가 넷째 아이 ‘레오’를 출산한 것을 계기로 무급 육아휴가를 확대하는 문제가 영국 정부와 노조간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런던 고등법원은 노동조합총협의회(TUC)가 제기한 맞벌이 부부의 육아휴가 연장 소송에 관해 유럽법원에 유권해석을 맡겼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TUC는 “현재 5세 이하의 아이를 가진 270만명의 영국 부모에게 조건을 달지 말고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처럼 13주의 무급휴가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EU 국가들은 아이가 5세가 될 때까지 부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13주의 무급 휴가를 준다.

영국은 이 같은 무급휴가를 8주만 인정해오다 최근 13주로 연장했으나 지난해 12월 15일 이후에 출생한 아이를 둔 부모에게만 적용키로 했다. 유럽법원의 유권해석이 나오려면 2년 정도 걸려 그때 연장조치가 확정된다 해도 100만명 정도는 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법 전문 변호사인 셰리는 출산을 며칠 앞두고 만삭의 몸으로 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노동당 정부가 조건을 달아 휴가를 연장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남편인 블레어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정부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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