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다 20選-최고령 93세 하라 중의원 은퇴 선언

  • 입력 2000년 5월 10일 18시 46분


일본 현직 국회의원 중 최고령인 93세, 최다선인 20선의 하라 겐자부로(原健三郞)중의원 의원이 9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54년간 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는 이날 선거구인 효고(兵庫)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랜 염원이었던 아카시(明石)해협대교가 완공돼 무거운 짐을 벗은 느낌”이라며 다음 선거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와세다(早稻田)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잡지사 편집장을 거쳐 1946년 중의원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뒤 한차례도 낙선하지 않았다. 노동상 국토청장관을 거쳐 1986년부터 3년간 중의원의장을 지냈다. 이때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총리가 리크루트사건으로 퇴진하게 되자 그에게도 동반퇴진하라는 압력이 거세졌다.

그러나 그는 “의회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며 이를 거부하다가 새 내각이 발족하자 그때서야 사임하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헌정사상 50년 이상 의원직을 가졌던 이는 그와 오자키 유키오(尾崎行雄), 미키 다케오(三木武夫)등 세 사람뿐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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