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부정선거'의혹 확산…톨레도 반정부시위 선언

  • 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페루 정국이 9일 실시된 대선의 투개표 부정 시비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 오후(현지시간) 현재 56%를 개표한 결과 3선에 도전한 알베르토 후지모리대통령이 유효표의 49.88%를 획득, 결선투표 없이 당선이 가능한 과반수 득표에 접근했다.

반면 야당인 ‘페루의 가능성 당’ 알레한드로 톨레도후보는 40.62%에 그쳤다. 이 결과는 투표 직후 출구조사에서 톨레도후보가 우세했던 결과와는 판이한 것이다.

야당측은 선관위가 개표 결과를 당초 예정시간보다 10여시간 늦게 발표한 것과 관련해 개표부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나설 뜻을 밝혔다.

톨레도후보는 10일 “투개표 과정에서 광범한 부정이 저질러진 만큼 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다른 야당후보와 연대해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그는 10일 밤 리마 대통령궁 앞에서 수천명이 참가한 부정선거 규탄시위를 주도하면서 “12일 중대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혀 후보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는 10일 성명을 통해 “결선투표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으면 차기 대통령의 합법성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미주기구(OAS)에서 파견된 선거감시단과 페루의 민간선거감시 기구도 “장기간에 걸쳐 준비된 여당의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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