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학원 "유전자조작 식품 섭취 유해증거 발견 못해"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유전자조작(GM) 식품의 안전성과 관련해 미국 국립과학원의 최종 연구보고서가 5일 발표됐다.

국립과학원은 일단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GM식품이 먹기에 부적합하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그동안 GM의 무해성을 주장해온 생명공학 회사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과학원이 조사한 대상은 스스로 살충제를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곡물에 국한되는 것. 과학원은 조작한 유전자를 다른 곡물의 유전자에 투입하는 것이 유전학적으로 위험하지 않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과학원 산하기구로 12명의 위원으로 GM을 집중연구해 온 국립위원회(NRC)는 이날 발표한 260쪽의 보고서에서 생명공학 식품을 장기간 소비했을 때 어떤 유해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부에 종합적인 연구를 권유했다.NRC는 또 “이번 연구에서 바이러스에 저항력이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작물을 제외했으며 이같은 작물이 현재 정부의 감독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고 지적해 “환경보호청(EPA)의 감독 규제권이 이 분야에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NRC는 또 EPA와 농무부, 식품의약국(FDA) 등 관계기관들은 GM규제에 관한 해당 기관의 역할 분담에 신속히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내용은 GM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반대해 온 생명공학계의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환경보호단체로부터 의미있는 권고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환경과 소비자보호단체들은 이 보고서를 작성한 12명의 과학자 중 6명이 생명공학업계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보고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3000만㏊의 농경지에서 GM 종자가 재배돼 지난해 수확된 콩의 47%와 옥수수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GM기법이 이용되고 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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