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많은 새천년 첫 아카데미賞…투표지-트로피 분실 소동등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의 최대 잔치인 아카데미 상 시상식이 올해는 행사 시작전부터 갖가지 불길한 화제를 만들어내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26일 시상식을 앞두고 투표용지와 트로피가 연이어 분실되더니 급기야 수상자 명단이 사전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와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 비상이 걸렸다.

로스앤젤레스 검찰은 20일 나흘전 오스카 트로피 55개를 훔친 혐의로 운송회사의 기사를 절도 혐의로 기소했으며 트로피 52개를 회수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검찰은 그러나 나머지 트로피 3개는 아직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저널지의 기자 수십명이 AMPAS 회원들에게 전화나 전자우편을 통해 주요 6개 부문의 수상자를 알아내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최측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로버트 레미 AMPAS 회장은 회원들에게 “투표 내용을 일절 발설하지 말라”고 촉구했으나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지가 최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MPAS 회원 명단을 각 영화사로부터 입수한 후보작 시사회 참석자 리스트를 모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이 수상자 명단을 미리 공개할 경우 1939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시상식 당일 수상자를 보도한 이래 최대의 파문이 일 전망이다.

언론이 아카데미상 수상자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한동안 관례였으나 1948년 버라이어티지가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잘못 예측한 뒤 중단됐다.

한편 로스앤젤레스의 한인단체들은 분실됐던 트로피가 ‘코리아타운 인근’에서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 언론이 ‘코리아 타운내’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해 한인거주 지역이 우범지역인 것처럼 알려졌다며 언론사에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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