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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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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해 한국측에 양국 교육장관 회담을 갖자고 두차례나 제안했지만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올해 날짜까지 지정해 가며 회담성사를 추진해 결국 성사시켰다.
한일 교육장관 회담에 일본이 이처럼 집착한 이유는 아시아의 대표이자 세계 지도국으로서의 위상을 알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선진8개국 교육장관 회의(4월1일, 도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교육장관 회의(4월6일, 싱가포르) 아시아유럽정상회의 교육회의(5월, 룩셈부르크)를 앞두고 일본이 가장 껄끄러운 관계인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아시아 국가의 의견을 수렴한 ‘아시아 대표’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 교과서의 한국사 왜곡문제를 거론할 방침이었다가 일본측의 요구에 따라 공식 의제로 채택하지도 못했다.
나카소네 히로후미문부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사이에는 오랜 우호의 역사가 있었지만 과거 한때의 불행했던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인사말로 과거사 및 교과서 왜곡문제를 대충 넘어갔다.
문용린장관도 환영사를 통해 “양국 역사교과서가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재일 한국인에 대한 교육적 지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 합의된 유학생과 교수 교사 연수프로그램 확대, 유학생 기숙사 설립 등은 굳이 장관 회담이 아니더라도 실무급 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