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 임금인상률 사상최저 전망… 28개社 0∼2% 인상 제시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일본 노동자들의 올해 임금인상률이 사상 최저가 될 것 같다.

자동차 전기 조선 철강 업종의 28개사는 15일 노조측에 일제히 올해 임금인상률(정기승급 포함)로 0∼2.16%를 제시했다. 이는 작년 평균임금인상률 2.21%보다 낮은 것이며 3년 내리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노동계에는 ‘춘투(春鬪)’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100엔 동전 공방’〓매년 봄 여러 업종의 노사가 공동으로 임금인상 교섭을 벌이는 춘투는 일본의 독창적인 제도. 올해 4개 금속업종 28개사가 제시한 임금인상안은 정기승급분을 빼고 나면 기본급 동결 또는 월 최대 500엔(약 5000원) 올린다는 내용. 노조측은 2000∼3000엔 인상을 요구했으나 경기침체로 큰 기대는 걸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춘투는 월 몇백엔을 더 얻어내느냐를 둘러싼 ‘100엔 동전 공방’이 될 전망이다.

▽고용조건 개선 협상〓여러 기업이 일괄적인 기본급 인상투쟁을 벌이는 춘투방식은 업종별 기업별 실적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최근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전기노조연합 스즈키 가쓰토시(鈴木勝利)위원장은 “기본급 인상에 집착하는 춘투는 올해로 끝”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임금교섭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 올해 전기노조는측은 교섭 초점을 임금인상에서 고용조건 개선으로 바꾼 끝에 60세에서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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