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처 前총리 "식민주의國 스페인"발언 구설수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옹호해 온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인신공격을 당했다.

아벨 마투테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7일 “대처여사의 나이(74세)로 볼 때 피노체트와 같은 정도의 뇌검진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같은 비난이 나온 것은 2일 피노체트가 석방돼 칠레로 떠날 때 대처가 피노체트에게 준 선물과 당시 발언이 스페인 정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대처는 1588년 영국해군이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은쟁반을 그대로 복제한 쟁반에 직접 서명을 해 피노체트에게 전달했다. 대처는 선물을 전하면서 피노체트에게 “스페인의 ‘사법 식민주의’와 싸워 이긴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이 과거 식민지였던 칠레에 대해 사법적으로 아직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은근한 비난이 담긴 말이었다.

마투테스 장관은 “피노체트의 석방은 인도적 고려에 의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대처여사에게 입조심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대처는 스페인 법원의 요청에 따라 체포된 피노체트가 지난 16개월간 영국에서 억류생활을 할 동안 줄곧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상 재임 중이던 1982년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을 벌일 당시 피노체트의 도움을 받자 대처는 그를 “영국의 든든한 우군”이라고 표현했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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