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미혼모 신생아 받는 '아기은행' 논란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미혼모가 자신이 기를 능력이 없는 아기를 마음놓고 버릴 수 있는 곳을 독일 함부르크의 한 복지시설이 마련했으나 ‘생명을 버리는 행위에 면죄부를 준 잘못된 일’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른바 ‘아기은행’인 이 시설은 원치 않은 출산이라는 이유로 아무데나 버려지는 생명을 구하고 미혼모들의 죄책감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생겼고 함부르크시 당국이 지원한다.

아기은행에 신생아를 보내는 미혼모는 ‘아기 우편함’이라는 곳에 아기를 넣게 된다. 아기는 미끄럼대를 따라 내려가 따뜻한 요람에 떨어진다. 즉시 벨이 울리고 가까운 곳에 있던 간호사가 아기를 곧바로 보살핀다. 물론 아기를 버린 미혼모가 누구인지 추적하지 않는다. 두달 동안 아기를 찾아오지 않으면 입양기관에 보낸다.

이런 방법이 동원된 것은 매년 아무렇게나 버려져 숨지고 마는 신생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독일에서는 130여명의 갓난아이가 마분지 상자나 쓰레기통에 버려졌고 이 가운데 30여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5명이 성적으로 매우 개방된 함부르크에서 나왔다.

종교단체들은 ‘아기은행’의 출현에 대해 “생명을 저버리는 행위를 조장하는 것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비슷한 문제로 고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신생아를 병원응급실이나 소방서 등 안전한 장소에 버릴 경우 형사처벌을 안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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